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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의대 정원 확대, 더 이상 늦춰선 안 돼

정부와 의사 단체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사직서 제출 등으로 집단행동에 나섰다. 의대생들 역시 동맹휴업을 고려한다. 정부는 강경하다. 18일 국무총리가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27년 만의 의대 증원이 중대 갈림길에 섰다.

의사 단체의 이번 집단행동은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 집단이기주의에 가깝다. 환자의 피해를 전제로 돈을 더 벌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국민 생명을 내팽게치는 행위다. 특히 '의사가 없으면 환자가 없다'는 식의 일부 전공의 특권의식은 국민 여론을 싸늘하게 한다. 실제 빅5 병원 등 주요 대학병원에서 수술이 연기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입원 날짜가 미뤄지는 경우도 나온다.

의사 인력 확충, 지방 의료 환경 개선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국가적 과제다. 긴급 상황시 치료할 의사를 찾지 못해 환자가 사망하는 게 오늘날 현실이다. 국민 대다수가 의대정원 확대를 찬성한다. 국민에게는 더 많은 의사가 필요하다. 의사들이 늘어나면 과중한 업무량에 지쳐 쓰러져 가는 대학병원 젊은 의사들 부담도 덜 수 있다. 공공의료 확대는 이제 더 이상 지체해선 안 된다.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19일까지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 이후 근무를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의료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말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h315034.com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19일까지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 이후 근무를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의료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말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email protected]

실제 전세계적으로 다른 나라들은 고령화에 대비해 의사 수를 늘리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파업에 나서는 경우를 찾아볼 수 없다. 일본이 대표적이다. 일본은 지난 10년간 의사 인원을 확대해 4만3000명 가량 늘었다. 독일도 마찬가지다. 영국은 2020년에 의대 42곳에서 모두 8639명을 뽑았다. 2031년까지 1만5000명까지 늘어난다. 향후 독일과 영국의 의대 입학 정원은 각각 우리나라의 무려 5배에 달할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있었던 의대 증원과 관련, 번번이 의사들 집단 행동에 굴복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선례를 남겨선 안 된다. 2020년 정부는 한 차례 의사들 힘에 의해 정원 확대 카드를 접었다. 정부는 의사들을 이길 수 없다는 인식이 팽팽해 지는 게 아닌가.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집단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는 없어야 한다. 의사들 반발로 좌초됐던 의대 정원 확대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정부는 그 동안 “의사 면허를 취소시키더라도 엄정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2020년 의대증원 추진 당시 업무개시명령을 어긴 전공의·전임의 10명을 고발했다가 취하했던 것과 관련해 “이번에는 사후 구제나 선처가 없다”고 못을 박았다. 대통령실이 중심을 잡고 의사들 집단행동에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