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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단기납 종신이 금감원에 미운털 박힌 까닭

[이슈플러스] 단기납 종신이 금감원에 미운털 박힌 까닭

단기납 종신보험에 대한 금융감독원 입장은 명확하다. 환급률을 지나치게 높여 판매할 경우 불완전판매가 발생할 수 있고, 향후 생명보험사의 건전성에까지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

이번 주 금감원은 최근 일부 보험사가 '한정 판매', '마지막 기회' 등 소비자를 현혹할 수 있는 자극적인 문구로 단기납 종신보험에 절판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며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금감원은 종신보험이 저축성보험보다 위험보험료와 사업비가 더 많이 공제돼 저축 목적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단기납 종신보험은 저축성 보험이 아닌 보장성 상품이다. 납입기간 중 계약을 해지하면 해약환급금이 납입한 보험료보다 적거나 없을 수도 있다.

또 납입기간과 별개로 10년 이후에야 환급받을 수 있는 금액이 상승하는 만큼 소비자의 돈이 묶이는 기간도 길다. 예컨대 환급률 120%로 5년납 종신보험에 가입했다면 납입 완료 이후, 추가로 5년을 거치해야 120%의 환급금을 받을 수 있다.

경보를 발령하면서 금감원은 소비자가 높은 수준의 환급률만 보고 단기납 종신보험에 가입할 경우 기대와 달리 금전적인 손실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감독당국은 단기납 종신보험이 향후 보험사의 건전성에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보험계약 후 환급률이 급격히 상승하는 10년 후가 도래하면 대규모 계약 해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 경우 보험사는 가입자로부터 받았던 보험료에 20~35% 수준의 환급금을 더해 지급해야 한다. 5년, 7년, 10년 등에 거쳐서 받았던 보험료를 한번에 빠져나간다면 보험사에 현금이 급격히 부족해질 수 있다.

앞서 지난 2022년에도 유사한 형태로 생보업계에 유동성 위기가 닥친 바 있다. 2012년 판매했던 10년 만기 저축성보험에 대규모 만기가 다가오자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이 급증했다. 현금이 유출되면서 보험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유동성비율까지 악화됐다.

이에 지난 2022년 말 금융위는 기존에 만기 3개월 이하 자산으로 한정됐던 보험사의 유동성 자산에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만기 3개월 이상 자산'을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보험사 유동성에 위기가 감지되자 유동성으로 인정되는 자산 범위를 넓혀준 조치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단기납 종신보험이 규제받는 건 상품 자체의 문제라기보단 생보사들이 과열경쟁을 펼친 탓”이라며 “고이율을 제시해 판매하고 있지만 생보사가 유동성으로 곤란을 겪을 때마다 규제를 완화해 줄 수는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