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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단상] 상수원 안전, 첨단 수질측정센터가 지킨다

김동진 국립환경과학원 원장
김동진 국립환경과학원 원장

하천의 수질은 우리 생활에 중요한 자원이다. 생활용수, 농업용수, 산업용수의 원천이 되며 수생태계의 생명 보호에도 기여한다. 안전하고 깨끗한 수질은 인간 건강과 생태계 보전에 이바지한다.

그러나 하천은 다양한 오염원에 노출되어 있다. 농업에서는 비료와 농약 사용으로 인해 수질 오염물질이 발생할 수 있고, 산업활동으로 인해 유기물질과 중금속 등이 하천으로 유입돼 수질 오염을 초래할 수 있다. 생활하수도 하천으로 흘러 들어 수질 오염물질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물질들은 하천을 오염시켜 수질 관리에 위협 요인이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매일 1000여개 새로운 화학물질이 만들어지고, 약 10만개 화학물질이 사용된다고 한다.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업은 계속 화학물질을 생산할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미래에도 계속되며, 처리되지 않은 오염물질은 결국 하천으로 유입돼 인간과 수생태계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수질에 대한 환경기준을 설정하고 국가 측정망을 통해 주기적으로 오염물질을 감시하고 있지만, 오염원이 다양해질수록 관측 시스템의 고도화가 요구된다.

정부는 '기후 위기에 강한 물환경 조성'을 국정과제로 삼아 전국 주요 상수원에 첨단 수질측정센터를 설치하고 있다. 현재 낙동강 왜관에 수질측정센터가 설치되어 운영 중에 있으며, 경남 매리 수질측정센터가 지난 해 말 준공돼 올해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첨단 수질측정센터는 세계 최고 수준의 시설로, 10억 분의 1에 해당하는 나노 단위의 극미량 오염물질까지 감시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국가 단위로 이 정도 수준의 수질감시 시스템을 갖춘 나라는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관측된 수질정보는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된다. 유역내 오염원 정보와 수질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분석할 경우 수생태계 보호까지 아우르는 더 효과적인 수질관리 대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첨단 수질측정센터는 기존의 국가 수질측정망, 수질자동측정소와 함께 상수원 상하류의 수질을 촘촘히 감시할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첨단 수질측정센터 설치를 2027년까지 전국 주요 강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2027년까지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우리나라 하천의 미량오염물질 감시 체계와 그 수준은 세계 어디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초일류' 수준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과학적인 물 관리는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상수원 주요 지점에 설치되는 첨단 수질측정센터는 비표적 분석이라는 기존의 관측 방법으로는 찾을 수 없었던 미량 오염물질까지 감시할 수 있다. 정보기술(IT) 활용으로 데이터의 효율적 수집, 분석, 해석, 예측 등을 가능하게 하여, 적은 인력과 비용으로도 하천 수질에 영향을 미치는 유해 요인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주요 상수원의 수질측정센터가 국민이 신뢰하는 과학적 물 관리와 투명한 수질관리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김동진 국립환경과학원 원장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