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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가 만났습니다] 김세종 KTL 원장 "'수출 플러스'에 시험인증 역량 집중"

올해로 창립 57주년을 맞이한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의 대한민국 수출을 지원 전략을 김세종 원장에게 들어봤다.
 박지호기자 jihopress@h315034.com
올해로 창립 57주년을 맞이한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의 대한민국 수출을 지원 전략을 김세종 원장에게 들어봤다. 박지호기자 [email protected]

# 국내 시험인증기관들이 최우선 국정과제인 '수출 플러스' 실현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이 특정국에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현지에서 제시하는 시험인증 기준을 반드시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험인증이 수출 확대를 위한 첫 관문인 셈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충북 음성 국가기술표준원에 '해외인증 지원단'을 설치했다. 우리나라 수출기업이 국내에서도 해외 인증을 간편하게 취득하도록 전주기 종합 지원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지난 1966년 정부와 유네스코 합작으로 설립돼 올해로 창립 57주년을 맞이한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은 대한민국 수출을 지원하는 특급 도우미다. 그동안 구축한 거대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국 기업의 해외인증 획득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면서 수출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김세종 KTL 원장은 조직의 혁신과 성장을 선두에서 지휘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기존 사업에서 시장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 인공지능(AI), 차세대 모빌리티 등 첨단산업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했다. 최근에는 KTL을 비롯한 아시아 6개 기관이 참여하는 아시아인증기관협의회(ANF)에서 제7대 회장에 취임하면서 글로벌 리더십을 과시했다.

김 원장을 만나 KTL의 핵심 경쟁력에 대해 물었다. 그는 한국이 어려운 글로벌 수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험인증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대담=양종석 정치정책부 부장

-KTL이 창립 57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13일은 우리나라 산업기술 역사와 함께 성장한 KTL의 창립 57주년이었다. 취임일과 2주 차이다. 16번째 원장으로 바통을 이어받은 저도 KTL을 대한민국 경제 규모와 국제위상에 걸맞은 세계적 시험인증기관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굳은 믿음과 소명 의식을 갖고 있다.

KTL은 지난 반세기 시험평가 기술지원을 통한 국가 공업화 뒷받침을 비롯해 국가핵심산업의 성능·신뢰성 확보, 국민 실생활 제품 안전성 검증, 정밀 계량측정 기술지원 등 산업발전에 이바지했다. 국내 최다인 세계 55개국 160여개의 시험인증기관과 업무 협력체계를 구축해 무역기술장벽(TBT)을 극복하고 국내 기업의 수출지원을 전폭적으로 도왔다.

또 우주항공, 이차전지 등 지역별 특화산업 시험인증 연구개발(R&D)과 인프라 구축으로 국토 균형발전에 일조했다. 최근에는 산업 디지털전환(DX), 탄소중립 등 첨단 산업기술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수출 확대'가 핵심 국정과제로 떠올랐다. KTL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대한민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을 견인한 수출은 여전히 우리 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지만, 최근의 수출 환경이 녹록지 않다. 각국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무역기술장벽(TBT)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불투명한 기술 규제, 까다로운 해외인증 절차 등이 대표 사례다. 이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출 장애물로 작용한다.

시험인증기관은 TBT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국가별 기술 규제를 선제적으로 파악·공유해 TBT 대응력을 높이는 한편 해외 인증기관과 협업해 수출 시 필요한 해외인증 획득을 직접적으로 돕는다. 특히 KTL은 기업 수출 활로에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 수출지원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2008년부터 세계 주요 인증정보를 집대성한 자체 '해외인증 정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국가, 품목, 인증마크 등 150여개국의 450여개 해외인증 정보 및 인증 대상 품목 약 1만2400여 건을 열람할 수 있다.

57년간 축적한 해외인증 컨설팅 노하우도 강력한 무기다. KTL은 지난해 기업 맞춤형 해외인증 컨설팅 441건을 수행했다. 중국, 아세안 등 주요 수출국에서 TBT 115건을 발굴해 1만1400여개 기업에 전파했다.

국내 최대 규모 55개국 160여개 해외네트워크도 보유했다. 한국 기업이 해외인증 시험을 국내에서 신속·편리하게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 비용·시간 절감은 물론 기술 유출 방지 등을 돕고 있다.

-정부가 최근 KTL 등과 함께 해외인증 지원단을 꾸렸다.

▲해외인증 지원단은 이달 국가기술표준원에서 문을 열었다. 정부와 KTL을 비롯한 수출지원기관으로 구성됐다. 앞으로 해외인증 취득에 필요한 전주기 종합 지원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새로운 유형의 인증획득 지원, 온·오프라인 해외인증 컨설팅 강화, 기업설명회 등 규제 정보공유, 국내에서 해외인증을 쉽고 편리하게 획득할 수 있도록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등에 노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정부의 '수출 플러스' 정책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해외인증 관련 애로 해소를 밀착 지원하려 한다.

특히 KTL은 국제표준화기구(ISO),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를 통해 한국 산업계 의견이 국제표준에 반영되도록 다양한 활동을 추진 중이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은 주요 선진국은 표준 선점이 곧 신산업 주도라는 패러다임 아래 국제표준 개발에 고군분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저탄소 제품 에코 디자인, 무선통신, 전자의료, 환경기술 등 90여개 분야에 대한 국제표준 수립과정에 참여했다. 한국 기술이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도록 이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김세종 KTL 원장(오른쪽)과 양종석 전자신문 정치정책부장이 기술인증 정책에 대한 대담을 나누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h315034.com
김세종 KTL 원장(오른쪽)과 양종석 전자신문 정치정책부장이 기술인증 정책에 대한 대담을 나누고 있다. 박지호기자 [email protected]

-ANF 회장에 취임했는데.

▲무엇보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수출실적을 확대하는데 실질적 보탬이 되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겠다.

ANF는 아시아 내 시험인증 상호 인정 촉진, 수출기업 지원, 역내 교역 활성화를 위해 2000년에 설립한 협의체다. KTL과 일본 품질보증기구(JQA), 싱가포르 생산성표준원(TUV SUD FSB), 중국 품질인증센터(CQC), 대만 전기시험센터(ETC), 베트남 제3품질보증시험센터(Quatest3) 등 6개 기관이 회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여년간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ANF 간 시험성적서 인정 체계를 강화해 인증 비용·시간 절감, 기술 유출 우려 및 언어 장벽 해소 등 한국 기업 경쟁력 강화를 돕겠다. 아울러 ANF 회원국을 인도네시아, 태국,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등 수출국으로 확장해 TBT 대응력을 향상하고 국제표준화 활동 강화, 해외 판로개척에도 적극 기여하겠다.

KTL은 최근 ANF 회원기관인 베트남 품질보증시험원과 전기안전, 전자파 시험성적서 상호 인정에 이어 공장심사 권한까지 인정받았다. 베트남 수출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얼마 전 국내 한 핸드 드라이기 제조사는 베트남 수출인증인 CR마크 획득에 필요한 안전 시험과 공장심사를 KTL에서 원스톱으로 진행해 연간 약 3000대 수출을 확정했다.

-산업 트렌드 변화 속도가 빠르다. KTL의 중점 추진 사업은 무엇인가.

▲KTL은 산업 디지털전환(IDX) 적합성 인증과 실증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IDX 핵심은 산업데이터와 AI 제품의 신뢰성, 안전성, 성능 확보다. 총사업비 256억원을 투입해 2026년까지 충남 아산시에 이를 검증하는 첨단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AI 기술과 산업데이터에 대한 실·검증뿐 아니라 AI 표준 가이드 제작, 종합 컨설팅·교육 등으로 IDX를 가속화하겠다. 국내 AI 산업에 최적화한 국제표준 제정을 주도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하겠다.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확보에도 힘을 보탠다. e모빌리티 및 자율주행차 산업 핵심인 정보통신 부품의 기능 안전성 및 성능·신뢰성 확보를 위한 시험을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기반으로 사용후 배터리 안전성 소프트웨어(SW) 검사 기법도 고도화했다. 배터리 검사 소요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등 이차전지 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얼마 전 AI 기반 이차전지 데이터 분석 자동화 플랫폼도 자체 개발했다.

또 탄소중립 분야 중소기업 융복합·신기술 R&D 성과물 기술지원 등 저탄소 경제로의 도약도 지원한다. 2024년까지 전남 광양에 산업 공정부산물 재자원화 기술 실증센터(총 사업비 246억5000만원)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한국형 청정수소 인증제 수립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반도체 생산공정에 사용하는 초순수 생산설비에 대한 성능평가법도 마련한다.

-KTL은 우주·항공산업 시험인증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20년 경남 진주시에 구축한 우주부품시험센터를 활용해 진주시, 경상국립대와 손잡고 초소형 위성인 진주샛 원(JINJUSat-1)을 개발했다. 오는 10월 2U(가로·세로·높이 각 10㎝ 정육면체를 2개 쌓은 구조) 크기 초소형 위성을 미국 스페이스X 팔콘9에 탑재해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발사할 계획이다. 위성은 3개월간 지구 사진촬영 임무를 수행한다.

경남국가항공산업단지 내 우주환경시험시설을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기존 우주센터 대비 10배 이상 규모로, 2029년 개소하는 게 목표다. 기존 부품급(100㎏ 이하) 수준에서 시스템급(500㎏ 이하)으로 우주환경시험을 확대한다.

또 국내에서 개발된 항공보안장비 및 핵심부품에 신속·정확한 성능검증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하반기 충남 서천군에 국내 최초 항공보안장비 시험인증센터(총 사업비 236억원)를 연다. 그동안 외국에 의존한 항공보안장비의 국산화 지원을 위해 국내에 전무했던 항공보안장비 성능시험 기반과 종합 지원 체계를 마련한 것이다.

-KTL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전략은.

▲KTL의 핵심 ESG 경영 전략은 국가대표 시험인증기관으로서 고유한 강점을 더욱 살리는 것이다. 그동안 KTL은 산업제품 국내외 표준·기준에 따른 시험평가 및 인증, 그에 따른 수출지원에 주력하면서 국민안전 지킴이와 수출 도우미로 활약했다.

이제는 한걸음 나아가 기업의 친환경, 사회적 신뢰회복을 지원하겠다. 높아진 국가 위상에 맞춰 산업현장에서 ESG경영으로의 전환에 필요한 시험인증 서비스를 확대하겠다. 미래 산업분야 시험평가 기술을 글로벌 수준으로 성장시켜 전방위적 산업기술 혁신을 촉진할 것이다.

KTL의 브랜드 메시지는 '코리아 트러스트 리더(Korea Trust Leader)'다. 그동안 단순히 공산품에 대한 시험평가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전체의 신뢰라는 '소셜 밸류(Social Value)' 실천을 위해 힘써왔다. 이 같은 가치는 포스트 코로나, ESG경영 시대를 맞아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게 될 것이다.

올해 상반기 'K-ESG+ 비전 선포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새로운 비전을 중심으로 선순환적 ESG경영 관리체계 구축과 ESG경영 중요성에 대한 인식확산은 물론 미래 산업 생태계에 ESG경영이 한 축을 담당하는 긍정적 모멘텀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김세종 원장은

1991년 중앙대 물리학과 졸업 후 프랑스로 건너가 현지에서 응용물리·재료공학 석사, 고체물리학 박사 학위를 각각 받았다. 2005년부터 프랑스 생고뱅에 15년간 근무했다. 2013년부터 2년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위촉 유럽 기술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2005년부터 2015년까지 국내 176건을 비롯해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에서 총 200건 이상 디스플레이, 도전막 증착기술 및 재료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지난 2021월 4월 KTL 최초 민간 출신 원장으로 취임했다. 올해 4월에는 아시아인증기관협의회(ANF) 의장으로 선출됐다.

윤희석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