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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단상]유럽서 주목받는 LPG자동차

권영범 한국LPG산업협회 대외협력실장
권영범 한국LPG산업협회 대외협력실장

유럽 자동차 시장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친환경차 지원정책과 고유가 상황이 맞물려 친환경 액화석유가스(LPG)차 판매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세계LPG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세계 LPG자동차 등록대수는 2835만대로, 2000년 이후 연간 약 7% 성장세를 이어 오고 있다. 2055만대(72%)가 유럽에서 운행되고 있고, 2021년에만 110만대가 증가했다.

유럽연합(EU)은 지침(Directive 2014/94/EU)으로 LPG를 친환경 대체 연료로 지정하고 전 과정(Well to Wheel) 연료별 탄소배출계수도 경유·휘발유보다 각각 23%, 21%로 낮게 정의해서 LPG차 보급을 권고하고 있다. 이탈리아, 프랑스, 폴란드, 독일, 튀르키예 등이 LPG차가 많이 운행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LPG차 판매대수가 11만8791대로 전년대비 10.2% 증가했다. 전체 자동차 판매대수가 전년대비 9.7% 감소한 것과는 대조된다. 프랑스도 LPG차 판매대수는 6만9940대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51%나 증가했다. LPG차 판매추이는 2020년 1만6586대, 2021년 4만6420대, 2022년 6만9940대를 기록해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환경 이슈, 고유가 상황, 정책적인 지원이 더해져 LPG차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제작사가 다양한 LPG 모델을 출시함에 따라 판매가 증가한 것이다.

이탈리아는 차량 구매 시 에코보너스로 2000~5000유로(한화 270~700만원) 보조금을 지원한다. 운행제한 지역에서 제외되고 친환경차 의무구매 대상에는 LPG차를 포함시켜 보급을 촉진하고 있다. 프랑스와 스페인은 배출가스 등급에서 1등급·에코 등급으로 분류해 배출가스 저감지역 및 운행 부제에서 제외되고, 무료주차, 등록·보유세 할인, 부가세 환급 등 다양한 세제혜택이 주어진다. 폴란드도 다양한 지원정책에 힘입어 340만대가 넘는 LPG차가 운행 중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2010년 등록대수 245만대 정점을 찍은 후 2020년 200만대 아래로 내려오는 등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LPG차 등록대수 1위 국가에서 이제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2019년에 LPG차 사용 규제를 전면 폐지하면서 전기·수소차로 이어지는 과도기를 맞아 LPG차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었다. 2020년에는 그린뉴딜 사업으로 어린이통학차·소형화물차를 LPG차로 전환하는 중장기 보급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정책 발표 후 바로 이듬해 사업을 대폭 축소하더니 내년부터는 지원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한다.

당장 전기·수소차로의 전환이 어려운 차종에 대해서는 친환경 LPG차 지원정책이 지속돼야 한다. 중소형 승합·화물차는 성능과 충전인프라 측면에서 전기·수소차로 완전 대체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이 차량을 주로 운행하는 주체가 생계형 용달사업자나 소상공인 등 경제적 취약계층이기 때문이다. 중소형상용차 시장에서 일정 기간 LPG차의 역할은 필요하다.

우리는 LPG차와 관련해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신차 구매 시 소비자가 LPG를 옵션으로 선택하는 주문자 제작 방식의 LPG바이퓨얼 차량이 출시되었고, 올해 말에는 세계 최초로 LPG직분사 터보엔진(T-LPDi)을 탑재한 1톤 소형화물차를 양산한다. 연간 10만㎞ 이상 주행하는 택시로 LPG차의 내구성과 산업경쟁력은 이미 검증됐다.

도심과 전국 곳곳에 자리 잡은 2000여개 LPG충전소 인프라는 수소사회로 이어지는 LPG·수소·전기 융·복합 충전소 최적의 장소로 평가받고 있다. LPG충전소는 주유소보다 넓은 부지를 확보하고 있고, 고압가스 취급 노하우에 안전관리자도 채용하고 있어 수소충전소 설치·운영에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LPG차가 주목받고 있다.

환경 규제가 강한 유럽에서 LPG차 보급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도 궁극의 무공해차로 이어지는 과도기에 친환경 LPG차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권영범 한국LPG산업협회 대외협력실장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