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사회가 구현모 대표를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최종 낙점한 것은 지난 3년간 경영 성과가 결정적 이유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구 대표는 다음 임기 동안 인공지능(AI)과 데이터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하는 '디지코(디지털플랫폼 기업)' 전략을 업그레이드하고 투자 실행 속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KT 이사회가 복수 후보에 대한 심사를 거쳐 구 대표 연임을 사실상 확정하면서 이후 KT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구 대표는 이사회를 대상으로 그동안의 경영성과를 집중 강조하는 한편 사회에 기여하기 위한 디지털 투자 중요성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조직 안정화를 위해서는 내부 출신 CEO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KT 이사회는 구 대표에 대해 △올해 사상 처음으로 서비스 매출 16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는 점 △취임 당시 대비 11월 말 기준 주가가 90% 상승하는 등 기업가치를 높인 점 △과감한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 및 성공적인 디지코 전환으로 통신사업 한계를 뛰어넘어 변화를 이끌어낸 점을 높게 평가했다. 또 △글로벌 선도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와 그룹 사업 구조 및 기업 이미지 개선 등을 통해 KT그룹 전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한 점 △친환경 경영, 사회적 책임 이행 및 컴플라이언스 체계 강화 등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는 외부기관 평가 △사업 성과와 주주 가치 성장성이 탁월하다는 국내외 투자자와 이해관계자 의견을 토대로 연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KT 미래비전과 관련해서도 이사회는 구 대표가 △디지코 전환 가속화를 위한 성장전략 및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한 점 △통신(Telco)·기업간거래(B2B) 사업구조 혁신, 아웃소싱 개선 등 명확한 이익 제고 방안을 제시한 점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조직 운영체계 혁신 및 우수 인재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차세대 리더 양성에도 확고한 의지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KT 안팎에서는 구 대표가 이미 CEO로서 경영 구상을 가지고 있던 만큼,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이르면 연내 조직개편 및 인사를 완료할 것으로 관측한다. 투자 계획 확정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다만 KT 차기 CEO 선임 절차가 완전히 종료된 것은 아니다. 구 대표는 새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주주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KT 이사회는 연임 우선심사에서 적격 판단을 내렸지만 구 대표 의사와 최대주주인 국민연금 의견을 수용해 다른 복수 후보와 심사를 추가로 진행했다. 이사회는 경쟁심사를 통한 차기 대표 결정의 공정한 선례를 만든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KT 지분 10.3%가량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이 같은 평가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국민연금 고위관계자들은 “소유분산구조 기업이 내부와 외부에서 최적임을 찾을 수 있도록 후보자 공모를 통해 제한 없이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는데, 이번 연임 과정에 대한 평가가 주총에서 승인 여부를 좌우할 전망이다.
구현모 KT 대표 연임 이사회 관련 주요 경과
박지성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