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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단상]디지털혁신 글로벌 선도를 위한 선결 과제

최진환 SK브로드밴드 사장
최진환 SK브로드밴드 사장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위축되었던 경기가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급격한 물가상승과 이를 억제하기 위한 금리인상 등 악재가 세계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러한 대내외적 위기에 대한 해법으로 디지털 혁신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기업조직과 생산구조 개선, 비즈니스 모델 혁신 등 경제적 관점에 초점을 두고 있던 디지털 혁신은 최근 ESG와 탄소중립 확산, 안전 강조, 빈부·정보 격차 등 사회적 이슈들과 접목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사회적 가치 창출과 사회 혁신 관점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러한 경제적·사회적 요구에 따라 디지털 혁신의 핵심 기반이자 근간이 되는 AIoT(Artificial Intelligence of Things) 기술은 산업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더욱 빠르게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8월 우리 정부가 발표한 '디지털 기반 국민안전 강화방안'에 담긴 일터·생활·재난 안전을 위한 디지털융합 강화, 민간에서 추진하고 있는 AIoT 기술을 활용한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 절감 등이 국내 대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이 디지털혁신 미래상을 담은 '뉴욕구상'을 직접 발표하였고, 이어 28일에는 범정부적 차원에서 이를 실현하기 위한 종합계획인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도 발표했다.

이 안에는 디지털 기술이 국민의 안전과 삶의 수준을 높이는 등 산업뿐만 아니라 일상과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혁신의 핵심이라는 우리 정부의 인식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이와 함께 앞으로 우리나라가 디지털 혁신의 글로벌 선도국가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도 담았다.

디지털 혁신 선도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글로벌 어젠다 주도 노력과 국가 간 협력체계 구축 등이 필요하겠지만 핵심은 우리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과 선도가 돼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국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데이터 등 관련 기업 간 협업과 얼라이언스십(Alliance Ship) 지원이 필요하다. 2020년 전국사업체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디지털 혁신의 중추인 ICT기업 가운데 종사자수 50인 미만 기업 비율이 약 98%에 이른다. 하나의 디지털 서비스를 위해서는 기기, 네트워크, 데이터,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들이 서로 융합돼야 한다. 규모가 작은 국내 기업들이 독자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현실이다. 이에 기업 간 협업과 컨소시엄 구성이 적극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며, 협업 결과로 만들어진 서비스의 완성도를 제고할 실증 기회가 지속적으로 제공돼야 한다.

둘째 국내 기업들의 디지털 혁신 성공 사례 창출과 디지털 혁신 후발 시장 진출 및 선도를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산업 영역뿐만 아니라 일상과 밀접하게 관련된 안전, 복지, 환경 등 영역에서 AIoT 서비스를 비롯한 디지털 서비스가 적용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효과가 입증된 K-디지털 혁신 사례들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 정부가 디지털 혁신의 글로벌 선도를 목표로 하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제3세계 국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이나 공동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우리 기업의 솔루션이 해외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기회 마련이 필요하다.

끝으로 디지털 혁신을 적극 추진할 수 있는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 디지털 혁신에 대한 산업 현장의 관심과 투자는 점차 증가하고 있는 반면에 사회 혁신 분야에서는 아직 소극적인 것이 현실이다. 국민 안전과 환경·사회 문제 해결 등을 위한 디지털 서비스 도입을 제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법제화하는 등 뒷받침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에서도 디지털경제의 5대 기본법과 더불어 디지털사회 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지난해 4월에 발의되었지만 아직 국회 소관 위원회에서 심사하고 있는 '지능형 사물정보통신 진흥 및 이용활성화에 관한 법률(안)'의 조속한 제정도 함께 추진되길 바란다.

이러한 조건들이 우선적으로 갖춰진다면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디지털 혁신 이슈를 선점하고 선도적인 역할을 추진해 나가는 성과가 우리 기업과 국민에게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최진환 한국지능형사물인터넷협회 회장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