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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단상]오픈소스 SW의 가치를 이용한 경쟁력 확보

[ET단상]오픈소스 SW의 가치를 이용한 경쟁력 확보

필자는 지난 2007년에 재직하던 회사에서 신규 사업 기획을 추진했다. 당시에는 매우 새로운 오픈소스 비즈니스였다.

회의 도중에 “2007년 신규 사업기획으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 총판 비즈니스를 추진하려고 한다. 바로 레드햇이다”라고 밝힌 한마디 때문에 회사 내부는 한동안 소란스러워졌다. 특히 IBM, 마이크로소프트(MS) 총판을 담당하던 부서에서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사내 해당 부서장들은 “IBM과 MS에서는 만약 회사가 레드햇 총판 계약을 추진하면 기존 총판권 계약 해지 등 강력한 조치를 하겠다고 통보해 왔다”며 경영진에 다른 총판사업의 존폐가 위협을 받고 있다는 보고를 연달아 올렸다.

한 기업의 신규 사업기획과 실행은 이처럼 직간접 얽혀 있는 이해관계자들의 동의를 모두 구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것임을 다시 한번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많은 논의 끝에 경영진은 다음과 같은 의사결정을 내렸다.

“시장 초입에 선 오픈소스 SW 사업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모르지만 미래가 긍정적이고 외국 IT 대기업의 현재 시장 지배력을 위협할 정도라고 판단되지 않는다. 그리고 기업의 신성장 동력은 실패하더라도 다방면으로 개발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에서 레드햇 총판사업은 예정대로 추진하겠다.”

오픈소스 SW 사업이 본격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물론 IBM과 MS 총판권 계약 해지 등 우려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2008년에 오라클로 인수된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MySQL을 인수했고, IBM은 2018년에 레드햇을 인수했다. IT 대기업도 뒤늦게 오픈소스 시장의 침투력과 가치를 인정하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이러한 오픈소스 SW의 가치는 크게 두 가지로 평가받는다. 하나는 빠르게 변화하는 IT 환경에 발맞추거나 리딩할 수 있는 타임투마켓 도구로서의 가치, 또 하나는 2000년 초반에 투자한 IT 자산 유지에 발생하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는 비용절감 도구로서의 가치다.

2022년 기업의 IT 환경은 클라우드 환경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과정이다. 20년 이상 과투자 된 IT 자산을 최적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러나 지금도 필자가 수많은 고객과 상담을 통해 듣게 되는 공통적인 우려의 목소리는 “오픈소스 SW는 소스코드가 공개돼 있어서 보안에 취약할 수 있다. 또한 상용 SW만큼 안정적이거나 성능을 보장할 수 없다”라는 내용이다.

이러한 우려는 오픈소스 생태계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서 나올 수 있다. 오픈소스 SW를 개발하고 배포하는 커뮤니티 조직은 매우 체계적이다. 특히 새로운 버전을 출시할 때는 엄격한 검증 과정을 거치며, 만약 보안의 취약한 부분이 발견되면 즉시 보안 패치 적용 등 절차가 따른다.

그리고 오픈소스를 다운해서 업무에 적용하는 것은 전적으로 고객의 몫이며 책임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판단했을 때 자사 보안 규정에 취약하다고 판단되면 서드 파티 보안제품의 도움을 받으면 될 것이다.

오픈소스 SW는 안정성이나 성능보다 기술혁신적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개발된다. 따라서 기업의 주요 업무에 적용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전문적으로 기술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에 의뢰하면 된다.

이러한 두 가지 우려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오픈소스 SW 업계는 커뮤니티 오픈소스와 엔터프라이즈 오픈소스라는 서로 상이한 제품 및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는다.

필자가 속한 EDB(엔터프라이즈디비)도 포스트그레SQL이라는 오픈소스 DB와 엔터프라이즈 제품의 기술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 IT 환경은 오픈소스처럼 빠르게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기업만이 경쟁력을 지속 확보할 수 있다. IT 환경은 필요할 때 빌려 쓰고 공유할 수 있는 클라우드 시대로 진입하고 있고, 오픈소스 SW는 이러한 변화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오픈소스는 글로벌 커뮤니티의 산물이다. 국산-외산이라고 원산지를 말하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오픈소스 기반으로 개발된 SW도 소스코드를 오픈하는 것이 오픈소스 라이선스 정의임을 강조하고 싶다.

이강일 EDB코리아 지사장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