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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줌인]높은 물가로 경기 위협…산업계는 신음

세계적 인플레이션으로 통화와 재정정책 상충 가능성이 우려되는 가운데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커졌다. IMF는 19일 세계경제전망을 통해 “전쟁으로 통화와 재정 정책 목표가 상충되면서 정책 당국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악화된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긴축 통화정책이 요구되지만 경기 회복 정도에 따라 각국의 여건에 맞는 섬세한 정책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은 코로나19 영향에서 회복하고 있는 산업계에 악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자동차업계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물류 대란을 겪는 상황에서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까지 겹치면서 경영 환경이 악화 추세다.

[뉴스줌인]높은 물가로 경기 위협…산업계는 신음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과 LG전자는 연초부터 이어지는 물가 상승으로 소비가 위축되며 매출 둔화 우려마저 커졌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대란으로 채산성 압박도 커지는 상황이다. 채산성 압박이 커지면 가격을 올리는 등 대응에 나서야 하지만 물가 상승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다 경쟁까지 치열해지면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업계도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에다 강판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이 커지면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포스코 등 철강업체와 현대차 등 자동차업체는 올해 상반기 강판 납품 가격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결국 자동차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니 자동차뿐만 아니라 다른 가격도 올라가는 것”이라며 “자동차 가격이 올라가는 만큼 고객이 (서비스 등) 더 받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영업이익 축소를 우려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핵심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가 물가 상승률을 압도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용 특수 가스는 평시 대비 수배 이상 가격이 상승하면서 반도체 제조업계의 경영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업계는 긴급 공급망 점검에 들어갔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일부 원자재는 부르는 게 값일 정도”라면서 “인상된 가격의 영향을 넘어 원자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라고 밝혔다.

배터리업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가격에 연동해서 대응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장기화하면 배터리와 완성차업체 간 이해관계뿐만 아니라 소비자 부담까지 커질 것이다. 다행히 당장은 수익성 확보에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심화로 완성차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배터리 출하가 부진해진 것이 흑자 규모 감소의 주원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플레이션은 통제하기 어려운 공급 요인에 따른 물가 상승이어서 뚜렷한 대응책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공급망관리(SCM)를 강화하고 생산·물류 효율화로 대응하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상호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조사팀장은 “물가가 오르더라도 수요가 뒷받침되면 매출 단가가 높아져 수익은 커지지만 소비 위축과 공급 이슈로 매출, 수익성 모두 하락할 공산이 높다”면서 “기업은 재고를 쌓거나 핵심 원자재 확보, 유동성 축적 등 외에 뚜렷한 해결 방안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100달러 초반을 오가는 등 상승세가 멈췄다. 그러나 분명한 하락세로 반전되지 않고 있으며 곡물 가격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물가하락 가능성은 요원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세계 경제를 추가로 하락시킬 요인은 많다. IMF는 경기 하방 리스크로 통화 정책의 정상화와 코로나19로 확대됐던 재정지원 축소, 중국 경제 추가 둔화 가능성, 코로나 재확산 등을 언급했다. 전쟁 악화는 공급망 훼손, 물가 상승과 같은 직접적 효과 뿐만 아니라 러시아 채무 불이행에 따른 대차대조표 축소와 같은 간접 효과도 확대되는 상황이다. 장기적으로는 보호주의 확대, 기술교류 제한으로 국제 질서까지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

최다현기자 [email protected], 박태준기자 [email protected], 정용철기자 [email protected]